2022년 10월 22일 토요일

스승의 날에 대하여

얼마 전저는 제 글에서 한글날에 대해 잠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한글날의 기원은 지금 한글 학회의 전신인 조선어연구회와 신민사가 1926년 음력 9월의 마지막 날인 음력 9 29(양력 11 4)에 훈민정음 반포 여덟 회갑(480)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그 당시 한글을 가갸글이라고도 불렀으므로 이날을 제1 가갸날이라고 했습니다그러다가 국어학자인 주시경이 1906년에 제안했던 한글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1928년부터는 한글날로 명명했습니다. 1931년 또는 1932년부터 양력으로 당시 날짜를 따져 10 29일에 지냈습니다이것은 1582년 이전의 윤일은 율리우스력에 따라 매기고, 1582년에 생략된 날짜는 고려하지 않고 잘못 환산한 것이었습니다. 1446년 당시 서양이 사용했던 율리우스력으로 환산하면실제로는 율리우스력으로 10 18일이 됩니다한글연구단체인 조선어학회 회원이었던 국어학자 이희승과 이극로는 이를 1932년부터라고 기록하고 있지만, 1931년부터 양력으로 지냈다는 신문 기사도 있습니다. 1934년부터는 전문가들 의견을 따라 1582년 이전 기간도 그레고리력을 썼던 것으로 가정하는 역산 그레고리력(proleptic gregorian calender)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합의가 나와 그에 따라 계산한 10 28일에 지내었습니다그러던 중에 한글이 반포된 날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기록된 훈민정음 해례본 1940년에 경북 안동에서 발견되었습니다이 책에 정인지가 쓴 서문 내용에 따르면 9월 상순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완성되었다고 되어 있습니다이를 토대로 1446 9월 상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 10일을 그레고리력으로 계산하면 10 9일이 되므로 새로이 한글날을 10 9일로 변경하여 기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같은 말과 글을 쓰는 북한은 어떨까요우리나라도 이렇게 여러 차례 한글날이 바뀌면서 제정되지만기본적으로는 훈민정음을 반포(1446)한 날을 기점으로 하고 있습니다그러나 북한은 우리나라와 달리 훈민정음을 창제(1443)한 날을 기점으로 잡아 우리의 한글날과 같은 조선글날을 1월 15일에 기념하고 있습니다그렇지만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한 것을 널리 알리고 기념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은 그달리 이날을 기념하거나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지 않으며세종대왕이 창제하고 반포하였다는 사실도 널리 알리고 있지는 않습니다그저 조선글이라는 것만 알려서 이것을 김일성이 만든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설이 있기도 하죠카더라 수준의 이야기이긴 합니다만아무튼 딱히 기념하지 않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그렇다면 스승의 날은 어떨까요스승의 날은 1963년 충남지역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은사의 날을 정하고 사은행사를 개최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그러다 1964년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는 5월 26일을 스승의 날로 지정하였으며, 1965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날짜를 변경하였습니다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여 전국 온 백성에 가르침을 주어 존경받는 것처럼 스승이 세종대왕처럼 존경받는 시대가 왔으면 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참고로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음력(명나라 대통력) 1397년 4월 10일은 양력 율리우스력으로 1397년 5월 7일이고이를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한 날짜가 1397년 5월 15일이라서 그날이 스승의 날로 된 것입니다즉 지금의 스승의 날은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하신 위대한 스승이셨던 세종대왕의 탄신일이 바로 스승의 날인 것입니다.

  이렇게 위대한 조선의 왕이셨던 세종대왕님은 우리에게 한글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편리하며사용하기 좋은 글자를 만들어 주셨을 뿐 아니라 한글날이라는 공휴일도 만들어 주셨죠게다가 그 탄신일인 스승의 날까지 우리는 기념하고 있습니다이렇게 생각보다도 세종대왕님과 관련된 기념일이 두 가지나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아셨나요?

2022년 10월 21일 금요일

비누 이야기

비누를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면 어떻게 될까아마도 아이들이라면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비누를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는 장난(?)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물론 어른이라면 별로 궁금증이 없어서 이런 짓을 하지 않을 터이고그런데 진짜 비누를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아래의 사진처럼 비누가 변하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비누의 함수율(물이 들어 있는 비율)과 공기 방울 때문에 일어난다우리가 보기엔 고체로 보이는 비누이지만 실제로 그 안에는 수분도 들어있고 공기 방울도 같이 있다그래서 비누를 물에 넣어보면 그 안에 공기 방울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알 수 있다만약 비누를 물에 넣었을 때 물 위에 뜬다면 그 안에는 공기 방울이 많이 들어있다는 것이고그렇지 않고 바닥에 가라앉는다면 그 안에 공기 방울이 그만큼 적게 들어있다는 것이다그런데 비누를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게 되면 그 안에 들어있던 수분이 증발을 하면서 팽창을 하게 되고그러면 위의 사진처럼 변하게 된다수분은 수증기로 증발하면서 그 부피가 약 1830배 늘어나게 된다그래서 위의 사진처럼 변하게 되는 것이다그런데 이때 공기 방울이 적은 비누라면 적게 부풀 것이고공기 방울이 많은 비누라면 더 많이 부풀게 된다따라서 많이 사용해서 그 크기가 매우 작아진 비누라면 전자렌지에 넣어 잠시 돌리면 충분히 부풀어 오르게 되고그러면 훨씬 사용하기에 쉬워진다.

  욕실의 비누를 다 사용하고 새로운 비누를 꺼내기 위해 선반을 열어봤다그러니 안에는 살구향 비누와 인삼향 비누가 같이 들어있었다살구향 비누는 가벼운 것이 아마도 그 안에 공기 방울이 많이 들어있는 듯 보였다반면 인삼향 비누는 제법 무게가 느껴지는 것이 아마도 그 안에 공기 방울이 적게 들어 있는 듯이 보였다물에 넣어보지 않아도 대강의 공기 방울 함유량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그러자 잠시 고민에 빠졌다가벼워 보이고 향이 좋은 살구향 비누를 쓸 것이냐아니면 무게감이 있고 진한 인삼향이 나는 비누를 쓸 것이냐그래서 내린 결론은 하나두 비누를 합쳐버리는 것이다두 비누를 모두 꺼내 적당히 물을 묻히고 두 손으로 꼭 눌러 합체(?)를 시켜 버렸다그러니 제법 큰 크기의 비누가 되었다두 비누의 크기가 서로 다르긴 했지만 그래도 붙여 놓으니 꽤 큰 비누가 되었다이렇게 힘으로 합친 비누를 쓰면 살구향과 인삼향이 모두 날 것이다가벼운 살구향과 묵직한 인삼향이 함께 나는 비누라니 뭔가 신박하지 않은가이렇게 강제로 합친 비누를 쓰다보면 아마도 살구향 비누가 먼저 닳을 것이다그것은 안에 그만큼 공기 방울이 더 많이 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다그래도 무슨 상관이 있으랴그러면 다시 살구향 비구를 합체시키면 되겠지오늘도 난 이렇게 강제로 합쳐진 살구향인삼향 비누를 쓴다아마도 당분간은 두 향을 같이 즐길 수 있을 듯하다.



2022년 10월 20일 목요일

머리 감기

몇 년 전부터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다그것은 아마도 마흔 중반을 지날 시점이었을 것이다조금씩 새치가 비치기 시작하더니 오십이 넘으니 부쩍 흰머리가 늘어나게 되었다아직도 새치조차 잘 안보이는 아버지와는 다르게 흰머리가 무성한 어머니의 유전 영향인 듯했다아버지보다 아들이 흰머리가 많은 그런 상황이라니염색이라도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그러다 문득 머리를 감기만 해도 흰머리가 검게 염색된다는 샴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제법 비싼 가격에 팔리기는 했지만 이발소에서 알아본 염색 가격을 생각해보면 한 번쯤 사서 써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어머니께 얘기드리고 인터넷으로 사려고 했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먼저 사서 선물로 주셨다한 병에 삼만 오천 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기에 감사히 쓰겠다고 했다그래서 한 달여를 사용하고는 머리를 깎으러 갔다이발사님께 물어보니 별로 염색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한다일부러 염색을 하게 만들려는 수법인가 의심이 들기는 했다어머니는 사주신 때문인지뒷머리가 많이 검게 되었다며 효과가 있다고는 하신다샴푸를 사용하다가 흘러내린 용액을 방치한 적이 있었다바싹 말라버린 샴푸 용액은 제법 검게 변해 있기는 했다어쨌든 샴푸로 인해 조금은 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그럼에도 내 눈에 보기엔 눈에 띄는 확연한 변화가 보이지는 않았다과연 이런 비싼 금액을 지불하며 사용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돌아봐야 했다.



  그러다가 문득 삼푸 용액이 공기와 반응을 오래 하면 검게 변한다는 사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머리를 감는 방식을 바꾸면 뭔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그런 생각이 들자 머리 감는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감고세수를 할 때에는 머리부터 먼저 감고 헹구고 난 뒤에 세수를 한다그렇다면 뭔가 순서를 바꾸면 된다머리를 샴푸로 감은 뒤 바로 헹구지 않고 그대로 세수를 하기로 했다그리고 세수를 마친 다음에 샴푸에 적셔진 머리를 헹구면 된다그러면 머리카락이 삼푸에 적셔진 시간이 길어지게 될 것이다그러면 뭔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그런 생각이 들자 다음날부터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그렇게 머리를 감는 방법을 바꾼지 한 달이 지났다아직은 뭔가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이지는 않는다그래도 당분간은 이 방법을 유지할까 한다어쨌든 샴푸 용액이 공기와 접촉하면 색이 변하는 것을 눈으로 봤기 때문이다부디 아버지보다 흰머리가 많아지지만 않았으면 한다

2022년 10월 18일 화요일

화장실 휴지를 거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휴지가 앞쪽으로 풀리게 거는 것과 뒤쪽으로 풀리게 거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한때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휴지거는 방법과 소득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까지 있었지요. 이 연구에 의하면 대체로 고소득인 사람들은 앞으로 휴지가 풀리게 걸고 있는 것으로 나왔으며, 뒤쪽으로 풀리게 거는 사람들은 소득이 적은 것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뭐 이런 것까지 연구하나 하겠지만 학자라는 사람들은 뭔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어떻게든 상관관계나 인과관계를 찾아보니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휴지를 앞쪽으로 풀리게 거는 사람들이 모두 소득이 높지는 않지만 소득이 높은 사람들은 휴지를 그렇게 걸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최초에 화장지를 발명한 사람은 휴지를 이렇게 걸 것으로 특허를 등록했더군요.


   네, 그렇습니다. 최초의 특허 발명가는 휴지를 앞쪽으로 푸는 방향으로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동안 휴지가 뒤쪽으로 풀리는 방향으로 거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앞쪽으로 풀리는 방향이 되면 샤워를 하거나 할 때, 물이 튀어 휴지가 젖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의 연구 결과를 보고선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휴지를 앞으로 풀도록 건다고 해서 제 소득이 높아지지는 않겠지만 소득이 높은 사람들은 휴지가 앞으로 풀리게 건다고 하니 저도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죠.

  이렇게 작은 휴지 하나에도 소득과 상관관계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혹시 압니까. 휴지 거는 방향을 바꾸면 제 소득이 높아질지 말입니다. 안그래도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라는 책을 읽고나니 왠지 휴지를 거는 방향을 바꾸고 싶어졌습니다.


2022년 10월 12일 수요일

커피를 마시며 2

 원두커피를 프림이나 설탕없이 마시기 시작하면서부터 늘 뜨거운 커피를 마셨다겨울에는 따뜻한 커피가 당연히 마시기 좋은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여름에도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조금은 어려운 일이긴 했다하지만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들은 여름에 에어컨을 틀어주기에 따뜻한 커피를 마신다고 덥게 느껴지는 일은 별로 없었다다만 여름에 밖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조금 힘든 일이긴 했다집에서 직접 원두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여름에는 실내 기온이 33도 이상 올라가지 않으면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았기에 따뜻한 커피를 마시기 힘들었다그래서 커피를 시원하게 마시기로 했다.

  처음에는 커피에 얼음을 넣어 마셨다그런데 집에선 에스프레소 커피를 내릴 수 없기에 커피가 필연적으로 연해질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커피를 내리고 그것을 얼려 커피에 넣어 마시기로 했다그랬더니 연하지 않은 커피를 시원하게 마실 수 있었다하지만 매번 미리 커피를 내려 얼음을 얼려야 하는 수고를 동반했다얼음이 순간적으로 얼려지는 것도 아니라 전날에 미리 얼려 두어야 했다게다가 갓 내린 커피는 제법 뜨거웠기에 얼린 커피는 순식간에 동이 나고 말았다미리미리 커피를 제법 많이 얼려 두지 않으면 커피를 시원하게 마시기 힘들었다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갓 내린 커피를 그대로 냉동실에 넣어 식히기로 했다그러면 온도가 어느 정도 온도가 내려간 커피에 적당한 양의 얼린 커피를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그런데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다.

  갓 내린 커피 용기를 냉동실에 넣어두곤 하룻밤을 새운 것이다밤새 냉동실에 있던 커피는 꽝꽝 얼어버렸고유리로 된 커피 용기는 그만 온통 금이 가고 말았다커피가 얼어 있어서 금이 간 용기가 그 모양을 유지하곤 있었지만 이미 깨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아마도 커피가 다 녹으면 용기는 그대로 깨져버리고 말 것이다그래서 급한 대로 알루미늄 테이프로 용기를 감싸주었다그나마 용기의 평편한 바닥 부분에만 금이 집중되어 있어서 테이프를 붙이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그 상태에서 커피가 녹기를 기다려보니 그다지 새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그래서 나름 안도를 하며 커피를 마셨다그러나 다시 커피를 내려보니 틈이 조금 있었는지 커피가 살짝 흘러내리는 것이 보였다그래서 다시 두 번째로 테이프를 겹쳐 붙여 주었다처음엔 금이 간 부분만 테이프를 붙여 주었지만 이번엔 바닥 전체를 감싸 붙여 주었다그러니 며칠은 그런대로 쓸만했다그러나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커피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아무래도 그냥 금만 간 것이 아니라 제대로 깨진 모양이었다결국 인터넷으로 A/S 센터를 찾아 전화를 걸어 새 용기를 요청했다그런데 시기적으로 추석을 앞둔 터라 언제 새 제품이 올지 알 수 없단다게다가 출시된지 꽤 지난 제품이라 재고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현재는 전국에 재고가 없다고 한다그래도 일단 요청을 하고 제품이 들어올지 기다려보기로 했다그리고 혹시 물건이 없을 경우를 대비하기로 했다당근마켓에 커피 메이커를 검색어로 올려놓고 중고 물건이 나오기를 기다렸다며칠 지나니 마침 박스 포장만 뜯은 새 물건이 올라와 판매자를 만나 직접 거래를 했다.

  용기가 깨진 커피 메이커를 자세히 살펴보니 물이 떨어지는 부분을 살짝 올려 주어야 커피를 적신 물이 떨어지는 구조였다그래서 머그잔을 아래에 두고 나무 주걱을 아래에 받혀두니 커피를 적신 물이 잘 떨어졌다그래서 일단 중고로 구매한 물건은 창고에 두고기존에 쓰던 커피 메이커를 이용해 계속 커피를 내려 마시기로 했다머그잔은 튼튼한 편이라 냉동실에 하룻밤을 두어 커피가 꽝꽝 얼어도 잔이 깨지거나 하지는 않았다덕분에 3잔에 커피를 받아 냉동실에 얼려 두며 시원하게 마실 수 있었다아마도 10월 초에 오기로 한 물건은 오지 않은 듯하다아직까지 연락이 오지 않은 것을 보면 말이다당분간은 계속 이런 식으로 차갑게 식힌 커피를 마실 예정이다그리고 이제 곧 추워지면 따뜻한 커피가 그리운 계절이 올 것이다그러면 그때에는 따뜻한 커피로 마시면 되겠지아마도 당분간은 중고로 구입한 커피 메이커를 쓰지 않을 듯하다

2022년 10월 8일 토요일

한글날을 맞이해서

 오늘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얼마 전까지는 공휴일이 아니었지만 다시 규정이 바뀌면서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그렇다면 한글날은 언제 생겨났을까?

  사실 '한글'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겨난 것은 1906년 주시경(1876~1914) 선생이 우리 말을 '한글'이라고 제안하면서 생겨났다. 그전까지는 조선에선 세종대왕께서 반포하신 데로 훈민정음으로 불리었고, 조선이 일제에 의해 강제 병합되면서는 '배달의 글' 또는 '한나라 글' 등으로 불리었다. 그러다가 주시경 선생이 이것을 줄여, '한나라의 큰 글'이라는 뜻으로 '한글'을 제안하셨다. 그리고 주시경 선생이 이끄시던 조선어학회에서 1928년 '한글날'을 제안하게 된다. 물론 날짜에 대한 것에 대해선 구글링을 하시면 충분히 찾으실 수 있으니 넘어가지만 일단 1446년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반포하신 날을 기준으로 했다는 것만 알면 된다. 다만 우리나라와 같은 글을 쓰는 북한의 한글날은 우리와는 다르다. 아마도 서로 기준으로 삼은 날이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이 또한 구글링으로 충분히 찾으실 수 있을 것이다.

  주시경 선생이 이끄시던 '조선어학회'는 1908년 '국어연구학회'를 출발점으로 한다. 그러다가 1931년에 이르러 '조선어학회'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조선어학회는 그 활동을 통해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을 제정하였고, 표준말(1936)을 정하였으며 외래어 표기법(1940)을 정하였다. 일제의 압제하에서도 이렇게 계속된 우리 국어 연구로 인해 많은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주시경 선생은 한글 사전을 편찬하고자 노력하여 '말모이'를 1910년 편찬하고자 했으나 결국은 해내지 못하게 된다.

  1945년 우리나라가 해방된 이후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각각 분리된 나라가 수립된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조선어학회 활동이 있었기에 북한과 우리나라는 같은 글을 쓰게 된다. 이것은 주시경 선생의 제자였단 최현배(1894~1970) 선생과 김두봉(1889~1960?) 선생이 각각 남과 북으로 나뉘어 한글을 전했기 때문이다. 최현배 선생에 대해선 다들 아시는 것도 있고, 구글링을 하면 충분히 정보를 찾으실 수 있어서 언급은 안 하겠다. 그러나 김두봉 선생은 북한으로 넘어가 초대 김일성대학 총장이 되시는데, 그분으로 인해 북한도 우리와 같은 글자 체계를 가지게 된 것이다.

  남과 북으로 서로 같라진 두 나라는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서로 다른 언어의 변화를 겪게 되었고, 전체적으로 뜻은 통하지만 일부 단어가 서로 다른 의미나 표현을 가지게 된다. 어쩌면 일부가 아니라 상당히 많은 단어가 서로 다르게 변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지금도 우리 한글은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도 '자장명'만이 표준어도 통하던 것이 얼마 전부터는 '짜장면'도 표준어도 제정되지 않았는가. 언젠가는 어색하게 '닭볶음탕'이 표준어라고 정해져 있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닭도리탕'이 표준어로 제정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저 닭도리탕의 '도리'라는 글자가 일본어의 도리(새)와 음이 같다고 해서 표준어에서 빠진 것인데, 닭도리탕이 '닭새탕'은 아니지 않는가. 국어학회에서 현재 논의 중이라고 하니 언젠가는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글에 대해 연구한 세계의 많은 학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한글처럼 과학적이고 익히기 쉬우며 표현이 다양한 언어 체계가 없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은 '언어의 문화적 사치'를 누리는 민족이라고 표현한다. 세계에서 쓰이는 말 중에서 누가 창제하였는지 밝혀진 글자는 한글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음절학이 생겨나기도 전인 15세기에 훈민정음이 반포되었다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는 대학교수로 변신한 개그맨 출신 정재환의 강연이 있었다. 그는 강연에서는 '소 잃고 뇌 약간 고치기' 라던가 '은행 괴자번호', '귀신이 고칼로리' 등의 잘못된 카톡 사용의 예를 들었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받아쓰기를 하지도 않는지 국어의 파괴가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소확행' 같은 줄임말의 사용은 시대가 흐름에 따른 신조어의 사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멍멍이'를 귀엽게 바꿔 사용하는 '댕댕이' 정도는 어쩌면 시대의 흐름에 다른 변화라고나 할까?

  한글이 창제되고 반포되었을 때에는 모두 28자의 자모가 있었다. 그러던 것이 잘 사용하지 않는 4개가 사라져 지금은 모두 24자의 자모가 사용되고 있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 언어는 변화를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신조어가 생겨날 수도 있고, 기존에 사용되던 것도 변화할 수 있다. 나만 해도 '~읍니다' 라고 국민학교에서 배웠지만 그것도 '~습니다'라고 바뀌었지 않은가. 이렇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 언어가 변화할 수는 있지만 심각한 언어의 파괴는 조심해야 하고, 바른 언어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뭐, 지난 문해력 테스트에서도 별로 좋지 못한 성적을 낸 내가 할 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2022년 10월 5일 수요일

우남찬가

 2016년 3월,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 - 잊혀졌던 거인의 발자취를 다시 그리다가 열렸다. 주최자의 성향을 보면 알다시피 이승만을 찬양하기 위해 만든 공모전이다.

  그리고 한 작품이 최우수상을 받게 되는데,


  하지만 이 작품엔 세로 드립이 숨어 있었다. 앞 글자만 따서 읽으면 NIGAGARA HAWAII(니가가라 하와이)였다. 또한 입선작에도 세로 드립 작품이 숨어 있었으니


  이 작품은 루리웹의 유저가 자신의 작품이라고 밝히기도 했으니 세로 드립을 따서 읽으면 한반도 분열, 친일인사 고용, 민족반역자, 한강 다리 폭파, 국민 버린 도망자, 망명정부 건국, 보도연맹 학살이 된다. 참고로 이승만의 호가 우남이다. 

  결국 이 작품들에 대해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느냐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자유경제원은 고소를 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법원에서는 무혐의로 결론지어졌다. 

  얼마 전 부천만화축제 당선작인 윤석열차에 대해 또 다시 논란을 일으킬려는 여지가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민족이었나. 조선 시대부터 양반들을 희화한 탈춤 놀이가 있던 것이 바로 우리나라 아닌가. 희화와 해학의 민족. 한낱 고등학생의 작품조차 마치 신성 불가침의 영역을 파괴한 것인양 설레발을 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뒤가 구린다는 뜻일 수도 있다. 결코 현 대통령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가 못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이왕 대통령이 되었다면 대통령답게 잘 하면 얼마나 좋겠나. 다만 그럴 것 같지 않아서 문제일 뿐이다.



출산율 0.7이 의미하는 진정한 뜻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작년인 2022년에 0.78이었고, 올해는 0.7을 밑돌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 지난 2016년부터라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1.0에서 1.2 정도를 오르락내리락 했었습니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