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8일 토요일

한글날을 맞이해서

 오늘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얼마 전까지는 공휴일이 아니었지만 다시 규정이 바뀌면서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그렇다면 한글날은 언제 생겨났을까?

  사실 '한글'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겨난 것은 1906년 주시경(1876~1914) 선생이 우리 말을 '한글'이라고 제안하면서 생겨났다. 그전까지는 조선에선 세종대왕께서 반포하신 데로 훈민정음으로 불리었고, 조선이 일제에 의해 강제 병합되면서는 '배달의 글' 또는 '한나라 글' 등으로 불리었다. 그러다가 주시경 선생이 이것을 줄여, '한나라의 큰 글'이라는 뜻으로 '한글'을 제안하셨다. 그리고 주시경 선생이 이끄시던 조선어학회에서 1928년 '한글날'을 제안하게 된다. 물론 날짜에 대한 것에 대해선 구글링을 하시면 충분히 찾으실 수 있으니 넘어가지만 일단 1446년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반포하신 날을 기준으로 했다는 것만 알면 된다. 다만 우리나라와 같은 글을 쓰는 북한의 한글날은 우리와는 다르다. 아마도 서로 기준으로 삼은 날이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이 또한 구글링으로 충분히 찾으실 수 있을 것이다.

  주시경 선생이 이끄시던 '조선어학회'는 1908년 '국어연구학회'를 출발점으로 한다. 그러다가 1931년에 이르러 '조선어학회'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조선어학회는 그 활동을 통해 한글 맞춤법 통일안(1933)을 제정하였고, 표준말(1936)을 정하였으며 외래어 표기법(1940)을 정하였다. 일제의 압제하에서도 이렇게 계속된 우리 국어 연구로 인해 많은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주시경 선생은 한글 사전을 편찬하고자 노력하여 '말모이'를 1910년 편찬하고자 했으나 결국은 해내지 못하게 된다.

  1945년 우리나라가 해방된 이후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각각 분리된 나라가 수립된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조선어학회 활동이 있었기에 북한과 우리나라는 같은 글을 쓰게 된다. 이것은 주시경 선생의 제자였단 최현배(1894~1970) 선생과 김두봉(1889~1960?) 선생이 각각 남과 북으로 나뉘어 한글을 전했기 때문이다. 최현배 선생에 대해선 다들 아시는 것도 있고, 구글링을 하면 충분히 정보를 찾으실 수 있어서 언급은 안 하겠다. 그러나 김두봉 선생은 북한으로 넘어가 초대 김일성대학 총장이 되시는데, 그분으로 인해 북한도 우리와 같은 글자 체계를 가지게 된 것이다.

  남과 북으로 서로 같라진 두 나라는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서로 다른 언어의 변화를 겪게 되었고, 전체적으로 뜻은 통하지만 일부 단어가 서로 다른 의미나 표현을 가지게 된다. 어쩌면 일부가 아니라 상당히 많은 단어가 서로 다르게 변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지금도 우리 한글은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도 '자장명'만이 표준어도 통하던 것이 얼마 전부터는 '짜장면'도 표준어도 제정되지 않았는가. 언젠가는 어색하게 '닭볶음탕'이 표준어라고 정해져 있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닭도리탕'이 표준어로 제정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저 닭도리탕의 '도리'라는 글자가 일본어의 도리(새)와 음이 같다고 해서 표준어에서 빠진 것인데, 닭도리탕이 '닭새탕'은 아니지 않는가. 국어학회에서 현재 논의 중이라고 하니 언젠가는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글에 대해 연구한 세계의 많은 학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한글처럼 과학적이고 익히기 쉬우며 표현이 다양한 언어 체계가 없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은 '언어의 문화적 사치'를 누리는 민족이라고 표현한다. 세계에서 쓰이는 말 중에서 누가 창제하였는지 밝혀진 글자는 한글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서양에서 음절학이 생겨나기도 전인 15세기에 훈민정음이 반포되었다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는 대학교수로 변신한 개그맨 출신 정재환의 강연이 있었다. 그는 강연에서는 '소 잃고 뇌 약간 고치기' 라던가 '은행 괴자번호', '귀신이 고칼로리' 등의 잘못된 카톡 사용의 예를 들었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받아쓰기를 하지도 않는지 국어의 파괴가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소확행' 같은 줄임말의 사용은 시대가 흐름에 따른 신조어의 사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멍멍이'를 귀엽게 바꿔 사용하는 '댕댕이' 정도는 어쩌면 시대의 흐름에 다른 변화라고나 할까?

  한글이 창제되고 반포되었을 때에는 모두 28자의 자모가 있었다. 그러던 것이 잘 사용하지 않는 4개가 사라져 지금은 모두 24자의 자모가 사용되고 있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 언어는 변화를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신조어가 생겨날 수도 있고, 기존에 사용되던 것도 변화할 수 있다. 나만 해도 '~읍니다' 라고 국민학교에서 배웠지만 그것도 '~습니다'라고 바뀌었지 않은가. 이렇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 언어가 변화할 수는 있지만 심각한 언어의 파괴는 조심해야 하고, 바른 언어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뭐, 지난 문해력 테스트에서도 별로 좋지 못한 성적을 낸 내가 할 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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