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7일 수요일

출산율 0.7이 의미하는 진정한 뜻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작년인 2022년에 0.78이었고, 올해는 0.7을 밑돌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 지난 2016년부터라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1.0에서 1.2 정도를 오르락내리락 했었습니다. 그러다 2016년부터는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근래 계속 출산율이 낮게 나오다보니 이런 수치에 무감각해져 있는데, 이게 얼마나 심각한지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지, 다른 예를 들어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일반적인 종이를 접는데 보통 7번 이상은 절대로 접지 못합니다. 겨우 7번이라고 생각하시기 쉬운데, 주위의 아무 종이를 붙잡고 한 번 접어보시기 바랍니다. 과연 6번이라도 접을 수 있는지를 말입니다.

 

왜 종이를 7번 이상 접을 수 없는지 아십니까? 종이는 한 번 접을 때마다 두께는 2배 늘어나고, 접을 수 있는 종이의 폭은 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두 번을 접으면 두께는 4배 늘어나고, 접을 수 있는 종이의 폭은 1/4로 줄어듭니다. 3번을 접으면 두께는 8배로 늘어나고, 접을 수 있는 종이의 폭은 1/8로 줄어듭니다. 이런 식으로 한 번 더 접을 때마다 두께는 2의 제곱으로 늘어나고, 폭은 1÷2의 제곱으로 줄어듭니다. 즉 7번 접으면 두께는 2의 7제곱, 즉 128배가 됩니다. 반면 접을 수 있는 종이의 폭은 1/128이 된다는 뜻이죠. 종이의 두께가 원래 0.1㎜였다면 7번 접었을 때 12.8mm, 그러니까 1.28㎝가 되죠. 만약 종이의 길이가 1m였다면 7번 접었을 때 종이의 폭은 1/128m, 그러니까 0.78125㎜가 되죠. 두께는 1.28㎝인데, 폭은 0.78125㎜인 종이를 접을 수 있을까요?

 

두께가 0.1㎜인 종이라고 하더라도 30번을 접으면 두께가 약 10억배가 됩니다. 10억배가 되면 얼마인지 아십니까? 10억㎜는 1000㎞가 됩니다. 

 

종이를 7번 접으면 두께가 7배가 될 것처럼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는 2의 7제곱이 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종이로는 7번 이상 절대 접을 수 없는 것이죠.

 

출산율을 얘기하는데 갑자기 왠 종이접기 얘기를 하느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산율 0.7의 의미가 바로 위에서 예로 들었던 종이접기와 같기 때문입니다. 출산율이 0.7이면 100명의 여성이 평생 70명의 아이를 낳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100명의 여성이 아이를 낳으려면 100명의 남성이 있어야 합니다. 일부다처제 국가도 아니고, 100명의 여성이 모두 정자은행에서 기증을 받아 낳을 수도 없기에 100명의 남성이 있어서 가정을 이뤄 200명의 성인이 100쌍의 부부를 이뤄 70명을 낳는다는 의미입니다.

 

자, 그러면 70명의 아이를 낳았다면 한 세대, 약 30년이 흐른 뒤에 인구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200명의 성인이 70명의 아이를 낳았기에 인구는 35%로 줄어들게 됩니다. 지난 2022년의 경우, 초혼이 모두 약 16건이었습니다.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을 33.7세였구요. 그렇다면 1988년에 태어난 남성일텐데, 1988년에는 총 64만명이 태어났습니다. 1988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합계출산율이 0.7이 된다면 2023년에는 22만 4천명이 태어나게 되겠네요.

 

합계 출산율 0.7이면 한 세대, 30년만에 인구가 35%로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런 출산율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요? 2024년에 22만 4천명이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여기엔 남성과 여성이 섞여 있습니다. 11만 2천명은 남자고, 같은 숫자의 여성이 태어나게 되겠죠. 합계출산율이 0.7이 지속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11만 2천명의 여성은 7만 8400명의 아이를 낳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1988년에 64만명이 태어났었는데, 합계출산율 0.7이 지속되면 2023년에는 22만 4천명이 태어나고, 2023년에 태어난 22만 4천명은 2057년에는 7만 8400명을 낳습니다.

 

뭔가 눈치를 채셨습니까? 합계출산율 0.7이라면 한 세대 후에는 인구가 70%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35%로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면 100명의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70명의 아이를 낳는 것이지, 70명의 여성이 아니거든요. 1988년에 64만명이 태어났지만 한 세대 후인 2023년에는 35%인 22만 4천명이, 2024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한 세대 후인 2057년에는 7만 8400명이 태어납니다. 다시 한 세대를 지나가 볼까요? 그러면 2090년에는 2만 7400명이 태어납니다.

 

합계출산율이 0.7이면 한 세대가 지날 때마다 인구가 70%씩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35%로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즉 합계출산율 0.7이 지속된다면 한 해에 태어나는 아이의 숫자는 100년이 지난 뒤에는 1/10로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지수힘수이 비밀입니다. 

 

합계 출산율 0.7은 뭐 거의 나라가 무너지거나 전쟁이 터져도 나오기 힘든 숫자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1950년에서 1953년의 전쟁이 있던 시기에도 합계출산율이 2를 넘었었거든요. 유럽에서 0.7의 출산율을 보인 적이 딱 한 번 있었습니다. 그것은 지난 세계 제2차 대전 기간동안에도 그것보다 훨씬 높은 숫자를 나타냈었고, 유고내전 기간동안에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코소보 내전때에도 그렇지 않았었죠. 오직 딱 한 번, 과거 동독이 서독과 통일이 되었을 무렵 동독지역에서 약 3~5년간 그런 현상을 나타낸 적이 있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자본주의 서독과 통일이 되었을 때, 자신들의 사회가 서독과 엄청난 차이를 보임에 따라 그 충격에 동독 지역의 출산율이 잠시 급격하게 내려갔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서독에 의해 동독지역의 경제개발이 이뤄지면서 그런 현산을 곧 사라지긴 했었지만 말입니다.

 

합계출산율 0.7이면 한 세대가 지난 때마다 그 해에 태어나는 인구는 35%로 줄어들게 됩니다. 한 세대가 더 지나면 다시 35%가 되고요. 그러면 3세대, 약 100년이 지나면 한 해에 태어나는 인구는 4%로 줄어들게 됩니다. 다시 3세대가 더 지나 200년이 흐르면 한 해에 태어나는 인구는 0.1%로 줄어들게 됩니다. 즉 지난 1988년에 약 64만명이 태어났었지만 합계출산율 0.7이 지속되면 200년 후에는 640명만 태어난다는 뜻입니다. 한 해에 640명이 태어나는 국가라... 이건 어느 지방 소도시도 아니고, 무슨 군 단위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그런 숫자일 듯 합니다.

 

여러분은 믿기십니까? 0.7의 합계출산율이면 우리나라는 200년 뒤에 한 해에 약 640명이 태어나는 것이요. 그런데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100명의 여성이 합계출산율 0.7이면 70명의 아이를 낳게 되는데, 그 중의 절만은 남자이고, 다른 절반만 여자입니다. 그러니 35명의 여성만 출산을 할 수 있는 것이죠. 그 35명이 합계출산율 0.7이면 24명의 아이를 출산하는데, 그 중에 12명만 여자입니다. 그 12명의 출산율이 또 0.7이라면 8명의 아이를 낳는데, 그중에 4명만 여자입니다. 4명의 여자가 출산율이 0.7이라면 2명의 아이를 낳을 것이고, 그럼 그 2명이 부부가 되겠네요. 그리고 1명의 아이를 낳은 뒤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된 처음의 100명의 여성들과 다른 사람들이 모두 죽으면 그 사회는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합계출산율 0.7이 지속된다는 것아 얼마나 무서운 현실인지 이제 조금 실감이 나십니까? 대한민국이 멸망하는 것, 사라지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은 200년 뒤에 더 이상 태어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그러니까 그때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으면 그냥 사라지는 그런 나라가 됩니다.

 

대한민국이 변해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변해야 합니다. 뭘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선 다음에 다시 한 번 더 써보겠습니다.

2023년 12월 15일 금요일

문제는 출산율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률이 0.7을 밑돌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가임기 여성의 숫자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가 태어나는가 하는 수치입니다. 만약 기대수명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합계 출산률이 2가 나와야 전체 인구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2보다 적은 수치가 나온다면 전체 인구는 감소할 수밖에 없고, 다만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합계 출산율이 2를 밑돌아도 전체 인구는 늘어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합계출산률을 계산함에 있어 아주 심각한 전제의 오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여성의 수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가 태어났는냐를 따지기 때문입니다. 즉 여성이 결혼을 했든, 안했든 상관없이 그저 전체 여성의 수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가 태어났느냐를 나타낸 수치입니다.
 
일단 여성이 아이를 출산을 하려면 국내의 실정으로는 결혼을 하거나 또는 성폭행에 의해 원치않는 임신을 할 경우에만 출산이 가능합니다. 출산률이 낮게 나타나는 원인이 아이를 안가지기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것에 원인이 있는가를 따져바야 한다느 것입니다.
 
2022년 전체 혼인한 커플의 수는 약 19만 1천건입니다. 그중 초혼인 경우가 약 16만건, 재혼 이상인 경우가 3만건이었습니다. 재혼 이상의 경우에선 아이를 낳을 확률이 떨어지므로 실제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초혼의 수가 16만쌍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들 초혼 부부가 모두 2022년에 임신을 하고, 2023년에 아이를 낳는다면 최대 16만명이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매년 태어나는 아이들의 숫자를 비교해보면 거의 얼추 비슷하게 맞아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2년에 초혼을 한 남성의 평균 연령은 33.7세였습니다. 그렇다면 대략 1988년 즈음에 태어난 남성들이 결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1988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숫자는 약 64만명이 넘습니다. 그렇다면 1988년에 태어난 남성의 숫자는 약 32만명에 가까울 것입니다. 1988년에 32만명에 가까운 남성이 태어났는데, 2022년에 결혼할 커플의 숫자는 약 16만쌍에 그치므로 대략 절반에 가까운 남성들만 결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1988년에 태어난 남성들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만 결혼을 했고, 나머지 절반은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1988년에 태어난 남성들이 모두 2022년에 결혼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 더 빨리 할 수도 있고, 늦게 할 수도 있죠. 그렇지만 그 전에 태어난 사람들도 있고, 그 후에 태어난 사람들도 있으니 결국 전체적으로 남성들의 절반만 결혼이라는 것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녀간의 관계에 있어 연애는 여성이 허락을 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혼에 있어서는 여성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까지도 우라나라의 정서상으로는 결혼은 남성이 하겠다고 마음먹거나, 남성이 청혼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지난 2022년의 양상을 보면 1988년에 태어난 남성들의 경우, 악 절반만 곃혼이라는 것은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 남성은 예전의 가부장적 사회의 가정경제의 지주이자 바깥생활을 담당하는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ATM기기라고 불리우며 열심히 돈을 벌어와도 퇴근 후에 가사노동의 절반을 부담해야 하고, 아이의 양육에도 일정부분 이상 기여를 해야 합니다. 가사노동이 전적으로 여성의 전담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부부가 각각 나눠 담당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여성이 남성만큼 가정에 경제활동의 성과로 기여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언 결혼을 하면 전업주부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소위, 일명 '취집'을 하겠다는 여성이 있는 것이 현실이죠. 그럼에도 남성은 퇴근후에 가사분담 및 아이양육에 기여해야 합니다.
 
남성이 결혼이라는 선택을 하는 순간 경제적 자유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먹을 것과 취미생활을 위한 것 등만 벌면 그만입니다. 중소기업에 다녀 최저생계비에 가까운 소득을 벌어도 자신이 먹을 것과 통신비, 유류비, 취미생활을 위한 것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결혼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꼭 자기집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월세를 내는 원룸이라도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려면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기본적으로 최소한 전세집 이상은 있어야 여성도 결혼에 동의를 해 줄 것입니다. 나만의 먹을 것이 아니리 결혼을 하면 배우자의 몫과 아이의 것까지, 사계절에 따른 옷도 자기만의 것이 아니라 배우자와 아이를 위한 것까지 벌어와야 합니다. 결혼만 안 했으면 내 소득을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쓸 수 있었는데, 결혼을 하는 순간 매달 일정액의 용돈을 받아 생활해야 합니다.
 
내가 대기업에 다니는 것도 아닌데, 전문직 종사자도 아닌데, 결혼만 안했으면 내 소득을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쓼 수 있었는데, 결혼을 하면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이러니 남성들이 결혼을 할 생각이, 엄두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여성인권 향상도 좋고, 페미니즘이 어쩌고 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남성들은 결혼을 안합니다. 결혼을 하면 손해를 보고, 피해를 입는 것이 남성일진데, 뭐하러 결혼을 선택합니까?
 
결혼을 하면 경력이 단절되고,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느라 여성이 손해를 본다구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남성들은 결혼만 안했으면 충분히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살 수 있었는데, 결혼을 하면 모든 것이 가정경제를 위해 살아야 합니다. 이제 남성은 내가 아니라 우리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결혼만 안했으면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이라도 충분히 경제적으로 자유로운는데, 결혼을 왜 해야 할까요? 어차피 남자는 혼자 살아도 빨래를 하고, 밥도 짓고, 청소를 합니다. 결혼한다고 그런 것들을 안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내것이 아닌 가족의 몫까지 벌어와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출산률이 낮은 것은 결코 여성들이 아니를 안낳거나, 적게 가져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냥 매년 결혼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적어서 그런 것입니다. 남성들이 결혼이라는 것을 선택하지 않아서 그런 것입니다. 연애는 여성이 결정하지만, 결혼은 남성이 원할 때에만 가능하거든요.
 
1988년에 태어난 남성들의 절반만 결혼을 선택했습니다. 앞으로는 어떨까요? 더 떨어지면 더 떨어지지, 앞으로 올라갈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가임기 여성의 수에서 측정하는 합계출산율이 0.5를 깨는 날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아마 앞으로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여성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남성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줘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남성들이 결혼하고 싶어질 테니 말입니다. 예를 들면, 결혼을 하면 월급에 가족수당을 팍팍 올려준다거나, 아이를 낳으면 양육수당을 퍽~ 올려주는 식으로 말이니다.

출산율 0.7이 의미하는 진정한 뜻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작년인 2022년에 0.78이었고, 올해는 0.7을 밑돌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 지난 2016년부터라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1.0에서 1.2 정도를 오르락내리락 했었습니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