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19일 월요일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들

 그녀에게는 세 명의 남자가 있다..


현재 시각 새벽 한시이다... 알람이 울린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알람 소리에 잠을 깬다... 그리곤 익숙한 동작으로 밖으로 향하고 있다...


그녀는 그녀의 첫 번째 남자에게 전화를 건다... 물론 발신자 제한 표시이다...
그녀는 생각한다. "받아라..받아라..한번만..받아라". 그녀는 이 말을 노래처럼 흥얼거린다

딸칵 "여보세요" 그가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어색하지 않게 장난스러운 말투로 그에게 말한다..

"잤어?내가 깨운거야?"..

그러자 술에 취한듯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어디야?...내가 밤늦게 밖에 나가지 말랬잖아..위험하게..."

그녀는 그 남자가 술 먹는 걸 싫어한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술버릇이 약간 있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여자는 짜증이 났다.

"됐어..들어갈거야."

 

전화를 끊어버렸다 술도 술이지만 왠지 또 늦은 밤 돌아다니는 것 가지고 잔소리를 할 거 같았다. 갑자기 그가 만나기 싫어졌다.

그녀는 재미없다는 식의 표정으로 두 번째 남자에게 전화를 건다...

"이 전화는 고객의 사정에 의해..."

 

전화가 끊겼다...

그녀는 인상이 찌푸러진다..

 

"백수 놈.. .휴대폰 요금도 못 내는 백수 놈..."

이놈과 만나면 자신에 앞날에 고생 문이 훤할 것이 예상된다... 그녀의 나이도 나이인데...

그녀는 백수 놈은 필요 없다며 당장 그 휴대폰 번호를 지워버린다...

그리곤 혼자 눈물을 떨군다... 그래도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였기에... 사랑도 사랑이지만...

인물도 이 백수 놈이 제일 좋았다... 그리고 이놈이랑 제일 오랜 시간을 함께 한 거 같다...

아쉽지만... 홀가분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날까..

그러나 그녀는 냉정하다... 돈 없는 백수 놈은 자신의 남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 두 번째 남자를 잊어버린다고 다짐한다..

휴대폰 번호는 물론이며 이름 사는 곳 모든 것을 잊어버리려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정말 잊은 듯 하다 속 편해서 좋은 그녀이다...

그리고 세 번째 남자... 여자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화를 할까 말까... 평소 같으면 고민이고 뭣이고 생각하기 이전에 단축키부터 눌렀을 텐데... 그녀는 고민에 휩싸였다...

그렇다... 그 세 번째 남자는 어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한 세 번째 남자에 결혼식에 가고야 말았다... 가서는 안됐는데...

세 번째 남자의 결혼식장에서 그녀는 아무도 모르게 눈시울을 적셨다...

그 남자는 그녀가 결혼식장에 온 것을 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생각한다..

"내가 여기 온 것을 보고 저 남자는 당황하겠지. 자 마음껏 당황해봐...

내가 아직 당신을 사랑해서 여기 이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당신도 무엇인가를 느끼겠지.."

그러나 세 번째 남자는 지독스러우리 만큼 뻔뻔하다...

그녀를 보고 본 척, 못 본 척 가볍게 웃어버린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저럴 수가 있는가... 내가 그동안 니 놈에게 어떻게 대했는데...

내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데... 비록 다른 남자들도 만나왔지만... 그중 너를 정말 진심으로 제일 사랑해 주었는데... 만난지는 백수 놈보다 늦게 만났지만... 정말 사랑했는데...

갑자기 미칠 듯이 그놈에 신부가 밉다... 정말 죽일 듯이 밉다...내 남자를 빼앗어 간 년...

눈물이 계속 난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꾹 참는다... 울음 참은 것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혼식에 와서 그에 주변을 서성였던 것 또한 후회해진 않는다. 자길 버린 그에게 어느 정도 상처를 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시

현재 시각은 새벽 두 시를 알리는 신호음이 들어온다... 갓난아기의 신호음... 그녀는 이 신호음을 좋아 한다... 마치 이 목소리가 자신이 언젠가 낳지도 못하고 저세상으로 떠나보냈던... 자신의 아이에 목소리인 것 마냥 좋아한다... 결국 그녀는 세 번째 남자에게 전화하는 것을 포기한다... 결혼식장에 간 것 만으로 이 남자에게는 충분히 상처를 줬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 이 남자도 잊자...

그녀는 그 자리에서 세 번째 남자의 전화번호를 지워버린다... 사랑했던 기억까지도... 추억까지도...

다 잊어버린다... 마치 아무 일이 없었던 것 마냥...

첫 번째 전화를 받았던 남자... 술에 취한 남자...

"그래... 이제 이 남자에게 내 사랑을 전부 줄 꺼야..."

 

그녀는 속으로 다짐한다... 이제 한 남자에게 자신의 사랑을 쏟아붓겠다고... 그리곤 그 남자의 집으로 향한다...

3층 원룸이다...

그녀는 하이힐 소리를 내며 계단을 오른다... 숨이 찬다...

3층에 도착했다... 그리곤 핸드백에서 종이를 꺼냈다... 0910

그 남자의 현관문을 여는 비밀번호이다. 이 쉬운 숫자를 왜 자꾸 잊어버리는지 그녀는 자신의 바보스러움에 한탄을 한다. 남자 세 명 의 전화번호는 너무나도 잘 외우는데...

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한 남자가 자고 있다... 그녀는 이젠 이 남자만 사랑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녀는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표정으로 자고 있는 남자의 팔을 강제로 팔 
베개를 만든다...


남자는 잠시 뒤척이듯 깨더니 그녀를 보자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 준다...

그녀는 그의 토닥임에 갑자기 이상한 기분을 느낀다... 왠지 자신이 사랑한 세 명의 남자 모두가 그녀를 토닥이며 사랑스럽게 안아주고 자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그녀는 행복한 표정으로 잠에 든다...




 


am 7:00 남자는 출근 준비를 하기 위해 눈을 뜬다...
 

어젯밤 혼자 먹던 소주에 갑자기 복 받혀 오르는 슬픔과 서러움에 한동안 울었더니 눈이 퉁퉁 부어있다...


그는 출근 준비를 서두르며 옆에 여인이 누운 곳을 쳐다본다... 환한 표정으로 잠이 들어있다...


남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그리곤 달력을 본다....


어제 날짜인 2019년 4월 10일...

 

 

자신의 큰 형이 결혼식을 마치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던 도중 비행기가 추락해 사망한지 1년이 지난 날이었으며... 충격을 받은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죽은 지 1년 되는 날이며.....


슬픔과 오열과 통곡 속에 자신의 어머니가 정신 장애 판정을 받은 지 1년이 되는 날...

 

2018년 4월 10일의 정확히 1년 되는 날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나이가 많아 보이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아주고 
이마에 입맞춤 하며... 눈시울을 붉힌다...


어머니는 어젯밤 제사를 지내고 미처 술에 취해 치우지 못한 영 정사진 두 장을 안고 행복한 표정으로 주무시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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