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5일 금요일

문제는 출산율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률이 0.7을 밑돌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가임기 여성의 숫자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가 태어나는가 하는 수치입니다. 만약 기대수명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합계 출산률이 2가 나와야 전체 인구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2보다 적은 수치가 나온다면 전체 인구는 감소할 수밖에 없고, 다만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합계 출산율이 2를 밑돌아도 전체 인구는 늘어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합계출산률을 계산함에 있어 아주 심각한 전제의 오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여성의 수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가 태어났는냐를 따지기 때문입니다. 즉 여성이 결혼을 했든, 안했든 상관없이 그저 전체 여성의 수에서 얼마나 많은 아이가 태어났느냐를 나타낸 수치입니다.
 
일단 여성이 아이를 출산을 하려면 국내의 실정으로는 결혼을 하거나 또는 성폭행에 의해 원치않는 임신을 할 경우에만 출산이 가능합니다. 출산률이 낮게 나타나는 원인이 아이를 안가지기 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것에 원인이 있는가를 따져바야 한다느 것입니다.
 
2022년 전체 혼인한 커플의 수는 약 19만 1천건입니다. 그중 초혼인 경우가 약 16만건, 재혼 이상인 경우가 3만건이었습니다. 재혼 이상의 경우에선 아이를 낳을 확률이 떨어지므로 실제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초혼의 수가 16만쌍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들 초혼 부부가 모두 2022년에 임신을 하고, 2023년에 아이를 낳는다면 최대 16만명이 태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매년 태어나는 아이들의 숫자를 비교해보면 거의 얼추 비슷하게 맞아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2년에 초혼을 한 남성의 평균 연령은 33.7세였습니다. 그렇다면 대략 1988년 즈음에 태어난 남성들이 결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1988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숫자는 약 64만명이 넘습니다. 그렇다면 1988년에 태어난 남성의 숫자는 약 32만명에 가까울 것입니다. 1988년에 32만명에 가까운 남성이 태어났는데, 2022년에 결혼할 커플의 숫자는 약 16만쌍에 그치므로 대략 절반에 가까운 남성들만 결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1988년에 태어난 남성들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만 결혼을 했고, 나머지 절반은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1988년에 태어난 남성들이 모두 2022년에 결혼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 더 빨리 할 수도 있고, 늦게 할 수도 있죠. 그렇지만 그 전에 태어난 사람들도 있고, 그 후에 태어난 사람들도 있으니 결국 전체적으로 남성들의 절반만 결혼이라는 것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녀간의 관계에 있어 연애는 여성이 허락을 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혼에 있어서는 여성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까지도 우라나라의 정서상으로는 결혼은 남성이 하겠다고 마음먹거나, 남성이 청혼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지난 2022년의 양상을 보면 1988년에 태어난 남성들의 경우, 악 절반만 곃혼이라는 것은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 남성은 예전의 가부장적 사회의 가정경제의 지주이자 바깥생활을 담당하는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ATM기기라고 불리우며 열심히 돈을 벌어와도 퇴근 후에 가사노동의 절반을 부담해야 하고, 아이의 양육에도 일정부분 이상 기여를 해야 합니다. 가사노동이 전적으로 여성의 전담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부부가 각각 나눠 담당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여성이 남성만큼 가정에 경제활동의 성과로 기여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언 결혼을 하면 전업주부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소위, 일명 '취집'을 하겠다는 여성이 있는 것이 현실이죠. 그럼에도 남성은 퇴근후에 가사분담 및 아이양육에 기여해야 합니다.
 
남성이 결혼이라는 선택을 하는 순간 경제적 자유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먹을 것과 취미생활을 위한 것 등만 벌면 그만입니다. 중소기업에 다녀 최저생계비에 가까운 소득을 벌어도 자신이 먹을 것과 통신비, 유류비, 취미생활을 위한 것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결혼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꼭 자기집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월세를 내는 원룸이라도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려면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기본적으로 최소한 전세집 이상은 있어야 여성도 결혼에 동의를 해 줄 것입니다. 나만의 먹을 것이 아니리 결혼을 하면 배우자의 몫과 아이의 것까지, 사계절에 따른 옷도 자기만의 것이 아니라 배우자와 아이를 위한 것까지 벌어와야 합니다. 결혼만 안 했으면 내 소득을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쓸 수 있었는데, 결혼을 하는 순간 매달 일정액의 용돈을 받아 생활해야 합니다.
 
내가 대기업에 다니는 것도 아닌데, 전문직 종사자도 아닌데, 결혼만 안했으면 내 소득을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쓼 수 있었는데, 결혼을 하면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이러니 남성들이 결혼을 할 생각이, 엄두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여성인권 향상도 좋고, 페미니즘이 어쩌고 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남성들은 결혼을 안합니다. 결혼을 하면 손해를 보고, 피해를 입는 것이 남성일진데, 뭐하러 결혼을 선택합니까?
 
결혼을 하면 경력이 단절되고,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느라 여성이 손해를 본다구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남성들은 결혼만 안했으면 충분히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살 수 있었는데, 결혼을 하면 모든 것이 가정경제를 위해 살아야 합니다. 이제 남성은 내가 아니라 우리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결혼만 안했으면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이라도 충분히 경제적으로 자유로운는데, 결혼을 왜 해야 할까요? 어차피 남자는 혼자 살아도 빨래를 하고, 밥도 짓고, 청소를 합니다. 결혼한다고 그런 것들을 안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내것이 아닌 가족의 몫까지 벌어와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출산률이 낮은 것은 결코 여성들이 아니를 안낳거나, 적게 가져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냥 매년 결혼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적어서 그런 것입니다. 남성들이 결혼이라는 것을 선택하지 않아서 그런 것입니다. 연애는 여성이 결정하지만, 결혼은 남성이 원할 때에만 가능하거든요.
 
1988년에 태어난 남성들의 절반만 결혼을 선택했습니다. 앞으로는 어떨까요? 더 떨어지면 더 떨어지지, 앞으로 올라갈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가임기 여성의 수에서 측정하는 합계출산율이 0.5를 깨는 날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아마 앞으로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여성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남성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줘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남성들이 결혼하고 싶어질 테니 말입니다. 예를 들면, 결혼을 하면 월급에 가족수당을 팍팍 올려준다거나, 아이를 낳으면 양육수당을 퍽~ 올려주는 식으로 말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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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0.7이 의미하는 진정한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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