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7일 월요일

LFP 배터리 차들을 어이 할꼬?

  중국에서 판매하거나 수출하는 대부분의 전기차는 배터리로 LFP(리튬, 인산, 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산이라고 LFP를 사용하는 전기차가 없지는 않습니다. 기아 레이 전기차가 그렇고,  KG 모빌리티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들이 LFP를 배터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LFP 배터리는 만들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것을 제외하면 다른 모든 것이 단점 투성이입니다. 첫째,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같은 용량의 전기를 충전하려면 훨씬 더 많은, 즉 무거운 무게를 가져야 합니다. 둘째, 전기적 특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겨울과 같은 추운 계절에는 그 성능이 엄청나게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이것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데,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배터리를 재활용하는데 만약 1,000원을 투입한다면 최소한 1,500원 이상이 나와야 어느 업체라도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데, LFP 배터리는 투입한 자금보다 더 적은 회수 비용이 나옵니다. 그러니 정부 차원에서 일부러 지원금을 주지 않는다면 아무도 재활용을 하지 않을것입니다. 네번째는 LFP 배터리의 특성상 오랫동안 사용하면 점점 더 성능이 저하된다는 것입니다. 짧으면 5년, 길어도 7년이면 원래 성능의 70% 이하로 떨어집니다. 원래 충전해서 사용하는 2차 전지인 배터리는 원래 성능의 70% 이하가 되면 그 수명을 다 한 것으로 봅니다. 즉 사용할 수 있는 한계가 5년에서 7년 사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KG 모빌리티는 배테리 제작사에서도 해주지 않았던 품질 보증을 회사 자체적으로 10년 보증을 한다고 공언했습니다. 결국 5~7년 뒤면 원래 성능의 70% 이하가 된 차들이 쏟아질 것인데,  그 회사는 무엇을 믿고 그런 헛된 공약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LFP 배터리를 사용한 기아는  레이 전기차의 배터리에 대해 3년 6만km 이내로만 보증하고 있습니다. 1992년부터 전기차를 만들어 봤던 현대, 기아차는 LFP 배터리의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거든요. 게다가 우리나라 2차 전지 3사는 이미 LFP 배터리의 특성에  대해 2011년까지 거의 모든 특성 파악을 다 했습니다. 중국 최대 배터리 회사인 CATL이 2023년에 내놓은 최고 특성의 LFP 배터리 수준을 이미 삼성 SDI는 2011년에 달성했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발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바로 삼원계(NCM)로 소재를 전환했지요.

  그나마 우리나라는 전기 포터와 봉고, 레이 전기차, KG 모빌리티의 차 등 일부 차종만 LFP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팔린 전체를 다 합해봐야 10만 대를 넘기지 못하죠. 그런데 중국은 LFP를 사용한 전기차 판매가 한 해에 400만 대를 넘어갑니다. 결국 10년이 흐른 뒤에는 그 엄청난 배터리 물량들이 다 폐기물로 나올 것인데, 그것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은 국토가 넓으니 그곳들을 폐 배터리로 산처럼 쌓으려고 할까요? 그렇게 쌓여진 폐 배터리에서 흘러나올 수밖에 없는 중금속들은 어떻게 처리를 할까요? 어차피 우리나라 이야기도 아니고, 남의 나라 걱정을 일부러 사서 할 필요는 없으니, 뭐 저에겐 상관없겠습니다. 전 지구적 악당이자 빌런인 중국이 아마도 그 위치를 더 공고히 하는 그런 계기가 되겠지요. 

  얼마 전, 매년 줄어들던 남극의 오존 구멍이 다시 커지는 일이 발생했었습니다. 그동안   전 지구적으로 CFC(프레온 가스)의 사용을 억제했었기 때문이었는데, 갑자기 줄어들던 오존 구멍이 다시 커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우리나라 연구진이 밝혀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측정한 대기 중 CFC의 농도가 높아진 것이 그 이유였는데, 제주 상공의 CFC는 오직 중국에서의 사용 말고는 그 어떤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NASA도 한반도를 지구 대기 환경의 변화를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나라라고 했었죠. 왜냐하면 중국의 산업 폐기물과 대기 중에 노출시킨 많은 화학 물질들을 감시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한반도이거든요.

  그나저나, 지금까지도 안 좋았던 중국의 이미지는 앞으로도 좋아질 가능성은 요원해 보이며, 오히려 그 역할을 더 강화하지 않을까 합니다. 미국이 중국과 싸우는 그런 형국이 아니라 전 세계가 중국과 싸우는 그런 모양새가 될 충분한 이유가 차고도 넘치지 말입니다. 뭐, 남의 나라 걱정이니 제 일은 아닙니다. 제 코가 석 자인데, 남의 걱정 할 여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2025년 2월 12일 수요일

백번째 원숭이 효과

 생물학계에는 '백번째 원숭이 효과'라는 아주 오랜 이론이 있다. 일본의 한 연구자가 발표한 논문으로 인해 알려진 내용인데, 이것은 한 무인도에 사는 원숭이 집단에게 먹이로 자연 상태에 가까운 고구마를 주면서 발견한 이론이다. 갓 캐낸 고구마를 흙이 묻은 상태 그대로 공급하였고, 원숭이들은 처음에는 흙을 털어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무리들 중 젊은 암컷 원숭이들이 그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 먹기 시작하였다. 그냥 흙을 털어낸 것보다는 고구마는 깨끗이 씻겼을 뿐 아니라 바닷물의 짠 맛이 더해져 오히려 더 단맛이 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전체 원숭이 무리들에 퍼져 다른 원숭이들도 따라 해 바닷물에 고구마를 씻어 먹기 시작하였다. 이것을 처음 발표한 학자는 원숭이 무리가 약 백 마리 정도가 되면 무엇인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이것이 더 좋으면 무리의 다른 이들도 따라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발표를 하였다.


  이것은 나중에 자연의 변화에 대해 어느 정도 이상의 무리가 되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들이 나타나게 되고, 이런 변화에 대한 적응이 이루어지면 자연계에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런 자연의 변화에 대한 적응을 통해 동물들의 행동 변화가 나타나게 되면 이것이 곧 진화의 경향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그 원숭이 무리들 가운데에서도 젊은 암컷이 가장 먼저 변화를 시도하였으며, 나중엔 젊은 수컷들이, 그리고 늙은 암컷들이, 마지막으로 늙은 수컷들이 그런 변화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무엇인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생물 종들은 행동의 변화를 하게 되고, 이것이 나중에는 진화라는 과정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런데 최재천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똑같은 현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늙은 수컷들이 기존의 행동을 고수함으로서 전통이 유지된다'라고 서술하였다. 그 구절을 읽자마자 '이런 개%&'라는 욕이 튀어나왔다. 과연 그가 생물학을 전공한(세부적으로는 개미가 주 연구분야이지만) 학자가 맞는지 의심이 되었다. 읽고 있던 그의 저서를 집어 던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것은 마치 내가 한동대에서 만난 한 교수가 '창조론이 맞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분자생물학을 연구한다'라는 말을 듣는 기분이었다. 성경에 나온 창조론의 참된 의미는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것이지, 그것이 생물들이 진화를 거치지 않았다거나, 신의 섭리로 인해 동물들이 변화, 발전해 나갔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최소한 나도 이십 년 가까이 교회를 다녔었고, 세례도 받았지만 결코 창조론이 과학적으로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실 최재천교수가 언급한 내용 말고도 개인적으로 교수로서 그를 별로 존경하지 않는다. 그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가 이화여대로 옮긴 이유를 대강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서울대는 세계적 대학들과 경쟁을 하다보니 교수들의 연구 업적에 대한 압박이 제법 심한 편이다. 하다못해 서울대를 졸업하고, 인하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는 작은 외삼촌도 괜히 교수됐다고, 차라리 의대나 갔으면 돈이라도 실컷 벌었을 것이라고 한탄하곤 했었다. 그나마 경희대 교수로 있는 큰 외삼촌은 '이건 그저 내 업보지'라며 말을 아끼신다.


  최재전교수 입장에서는 연구 성과에 대한 압박이 있는 서울대보다는 이화여대 교수로 가면 대중 강연도 자주 다닐 수 있을 것이고, 연구 성과에 대한 압박도 서울대보다는 덜 했을 것이다. 또한 SCI급 논문을 내는 것 대신 대중 교양을 위한 서적을 집필해도 연구 성과로 갈음이 되기 때문에 굳이 논문을 제출할 필요도 없어진다. 게다가 대중 강연을 다니면 한 번에 수 백 만원의 강의료가 들어오는데, 마다 할 일이 없지 않은가. 그리고 대중 강연이라는 것도 레퍼토리 두, 세 가지 정도를 준비하면 매번 대상이 달라지기에 몇 년은 충분히 우려먹고도 남는다.


  나도 미생물학을 10년간 대학에서 강의를 했었지만, 강의 대상이 간호학과에서 식품영양학과로 바뀌었을 때를 제외하곤 강의록을 전면 개편하거나 하지는 않았었다(생화학을 강의하기도 했었고, 바이러스학을 하기도 했었지만 1학기만이었다). 물론 같은 학과에서, 같은 과목을 강의해도 매년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바뀌기 때문에 강의록을 전면 개편하지 않았다. 다만 매년 새로 나온 과학적 발견이나 소식이 있으면 강의록에 첨가하여 개편하기는 했다. 하지만 어차피 같은 간호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주로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것과 미생물에 의한 오염과 감염같은 내용이 주를 이룬다. 반면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이 대상이라면 달라져야 한다. 발효에 관한 내용과 식품 생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염의 방지 등으로 강의 내용을 달리 한다.


  그런 최재천 교수가 진화생물학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책을 냈다는 어느 블로거 분의 리뷰를 읽었다. 그것도 꽤 오래 전에 인터뷰한 것을 책으로 정리해 낸 것이라고 한다. 그 리뷰에 댓글을 달려다가 내 주제에 뭐를 안답시고 글을 올리나 싶어 참았다. 또한 최재천 교수가 썼다는 그 책도 읽지도 않을 것이다. 자연계의 변화에 대한 행동의 변화, 그리고 그런 적응 과정을 통해 생물들이 진화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면 부정하는, 오히려 늙은 수컷에 의해 전통이 고수된다는 이론을 들이미는 그의 책을 도저히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SMR을 만들겠다고?

   소형 원자로인 SMR(Small Module Reactor)은 사실  이미 현실에 입증된 기술이다. 즉 그것을 만드는 것은 이미 설계도 및 실물이  존재하고, 현재도 운용하고 있는 원자로일 뿐이다. 맨날 SMR을 개발하고 , 현실화하겠다는데 그것이 이미 실현된 기술이라니 조금 황당하지 않은가? 물론 우리나라엔 SMR이 없다. 반면 미국의 모든 원자력 잠수함은(미국은 원자력 잠수함만 운용한다)은 동력원으로 SMR을 가지고 있다. 또한 미국이 운용하는 거대한 항공모함조차도 모두 SMR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원자력 잠수함을 운용하는 영국이나 프랑스도 SMR을 동력원으로 하고 있 다.    

  우리가 보통 운용하는 원자력 발전소는 1.4GWh 정도의 규모를 운용한다. 반면 미국의 원자력 잠수함들은 보통 200~250MW 규모의 가압수형 원자로를 그 동력원으로 하고 있다. SMR은 이미 기술적으로 실현되어 군사용으로는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현실에선 사용되고 있지 않을까? 그것은 오직 발전 단가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소는 각각 지을 때마다 발전소에 맞게 모든 부품을 맞춤 제작을 하고 있다. 다만 그 규모가 워낙 거대하기에 각각의 발전소에서 발전을 할 때마다 발전 단가는 낮게 측정 될 뿐이다. 그러면 단지 이런 원자력 발전을 소형화한 SMR은 왜 발전 단가가 낮아지지 않는가? 그것은 SMR을 몇 개나 지을꺼냐에 달린 문제일 뿐이다. 아무리 작게 SMR을 만들더라도 1개의 SMR을 지을려면 각각의 부품을 맞춤 제작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SMR을 최소 1,000개 이상 한꺼번에 짓게 된다면 각각의 부품을 맞춤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형으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다. 그러면 SMR의 발전 단가는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발전소를 짓는 것은 아주 긴 안목에서 국가의 경제 발전이나 산업 생산 능력 등의 발전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어져야 한다. 그런데 규모가 작은 SMR을 겨우 한 두 개를 지으려면 각각의 부품을 맞춤 제작을 해야 하고, 그러면 당연하게도 대규모의 거대한  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당연하게 발전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SMR의 발전 단가를 낮추는 유일한 방법은 한꺼번에 수 백, 수 천의 SMR을 제작하여, 각 부품들을 공장형으로 대량 생산을 하면 발전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이다. SMR이든,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이든 그 원리는 모두 똑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수 천 곳에 SMR을 각기 지을려면 각기 지역에 따른 수요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좁고, 인구가 적은 나라에서 한꺼번에 수 천의 SMR을 지을 필요도, 이유도 없는 것이다. 최소한 SMR을 수 백, 수 천 곳에 지을려면 최소한 인구가 일 억 명은 넘는, 그러니까 최소한 일본의 인구 이상인 미국이나 러시아, 브라질이나 중국, 인도 정도는 되는 땅떵이와 인구가 되는 곳이라야 한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암만 SMR에 대한 기술 개발을 해봐야 국내에 지을 곳도 없고, 지을 이유도 없으며,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수출 뿐이다. 그런데 중국이라 러시아같은 나라가 우리나라의 SMR을 수입할 것 같은가? 택도 없는 소리다. 그들은 스스로, 자체적으로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는 나라다. 게다가 미국이 우리 SMR을 수입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그들은 SMR을 많이 만들어봤고, 만들 수 있으며, 기술력도 훨씬 우리보다 더 좋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SMR을 개발했다고 했을 때, 수입할 수 있는 곳은 오직 브라질이나 인도 정도 밖에 없다. 그런데 브라질은 경제 구조상 아직 1차 산업에 의지하는 부분이 워낙  많아서 산업적으로 전기가 그렇게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론 앞으로 경제가 발전한다면 많은 발전량이 필요로 할 수도 있지만, 그런건 앞으로 수십 년은 지난 후의 일일 것이다. 또한 인도도 마찬가지다. 물론 인도는 신흥 개발국으로 많은 발전 수요가 필요로 하지만 앞으로 언제 개발될지도 모르는 SMR을 기대하느니, 차라리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것이 훨씬 나은 현실적 선택일 수 있다. 왜냐하면 전 국토가 골고루 개발되어 전역에 발전 수요가 있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특정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발전 수요가 있는 그런 나라에서 각지에 따로따로 지어야 하는 SMR보다는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괜히 쓰잘데기 없이 SMR을 연구한다고, 개발한다고 돈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나라가 SMR을 연구하는 목적이 앞으로 언제가 될 지 모르는 원자력 잠수함을 위한 것이라면 조금은 말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아마도 우리나라가 SMR을 개발하려는 목적은 아마도 그것을 위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길 정말 바란다.

대기업 참기름이 시장표 참기름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

거의 모든 상품은 소규모 공장이나 중소기업에서 만든 것보다 대기업에서 만든 것이 더 좋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참기름 하나 만큼은 대기업에서 만든 것보다는 시장 참기름 가게에서 직접 짠 것이 더 향기롭고 맛있습니다. 왜 그렇게 참기름만은 대기업에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