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7일 월요일

굳이 싱겁게 먹어야 할까? 2

 지난 글에서 굳이 저염식을 할 필요는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참조 : http://blog.yes24.com/document/17669476

 

그래도 고염식보다는 저염식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너무나도 오랫동안 저염식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염식은 생각보다 고염식보다 건강에 더 안좋습니다.

 

우리 인체는 약간의 소금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약 0.8% 정도의 소금물인 상태이죠. 실제로도 한국은 세계적으로 고염식인 국가입니다. 그런데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혈관계질환 등의 발생이 183위로 아주 낮습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이것을 '한국의 역설'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말고도 일본이나 프랑스도 고염식 국가인데, 그 나라들의 위에서 언급한 질환 사망률 순위는 181위, 182위로 우리나라 바로 위에 있습니다.

 

장기간의 저염식을 하면 수축기와 이완기의 혈압을 약 1 정도 낮출 수 있습니다. 120/80 혈압을 가진 사람이 장기간 저염식을 하면 119/79 정도가 되는 것이죠. 반면 장기간 저염식을 하면 RAAS 시스템이 가동됩니다. 부족해진 염분을 보충하기 위한 시스템이죠. 이 과정에서 심박수 증가, 혈관 수축,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등이 이루어 집니다. 결국 장기간의 저염식이 오히려 신장과 심장에 더 부담을 주게 되죠. 이런 이유로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등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과 사망률을 높이게 됩니다. 이렇게 장기간에 걸친 저염식은 약간의 혈압 하강은 일으킬 수 있지만 반면에 레닌, 알도스테론, 아드레날린,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 등의 증가를 불러 일으킵니다. 저염식이 오히려 극한의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는 위기모드가 되는 것이죠.

 

메타분석을 통한 연구 데이터를 보면 심부전 환자가 저염식을 할 경우 사먕률이 오히려 2.59배 증가했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도 심부전 환자에게 저염식을 했더니 사망 또는 입원이 85% 증가했습니다. 만성신장질환에서도 사망 또는 입원 위험이 2.47배 증가했습니다. 저염식은 RAAS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오히려 신장과 심장에 더 무리를 주게 됩니다.

 

이는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1998년 1차 조사, 2006년 2차 조사, 2008년 3차 조사 모두에서 저염식 그룹은 고엽식 그룹에 비해 심혈관질환 사먕률과 전체 사망률이 모두 높게 나왔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의학 상식에 반대되는 결과인 것입니다. 

 

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가장 높은 나트륨 섭취 그룹에 비해 가장 낮은 나트륨 섭취 그룹이 심혈관계질환 사망률이 5배 더 높게 나왔습니다. 또한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소급 섭취가 제일 적은 그룹이 소금 섭취가 제일 많은 그룹보다 심근경색 발생 위험도가 무려 4.3배 더 높게 나왔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도 저염식이 오히려 더 안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입니다.(JAMA. 2011 Nov 23 ; 306(20) : 2229-38)

 

WHO 권장량인 소금 5g 이하를 섭취하면 오히려 사망률이 증가했고, 소금을 20g 이상 과도하게 섭취해도 사망률이 증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10~15g 정도 소금 섭취에서 사망률이 최저였고, 심근경색, 뇌졸증의 발생률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보통 10~15g의 소금 섭취는 지금까지 엄청난 고염식으로 지탄을 받아왔지만 과학적 근거는 오히려 적정한 소금 섭취량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임신중독증이라는 증상이 있습니다. 임신 20주 이후에 140/90 이상의 혈압이면서 단백뇨와 하지부종이 있는 경우에 진단합니다. 보통의 경우는 저염식을 권장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과도하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임산부에세 저염식을 했더니 유산, 미숙아 출생이 증가했고, 사산, 신생아 사망이 증가했으며, 부종, 전자간증, 출혈이 증가했습니다. 반면 고염식 임신부는 전자간증이 감소했습니다. 또한 임신종독증 환자에게 여분의 소금을 추가로 공급했더니 모두 증상이 호전되면서 건강한 만기 출산을 했습니다. 이 연구에서 인신중독증 환자에게 여분의 소금을 투여했더니 증상이 완화되었다가 소금 섭취를 줄였더니 증상이 재발했습니다. 여기서 다시 소금을 투여하니 증상이 사라졌습니다.(Salt in Pregnancy, THE LANCET) 이 연구에서는 식사시 여분의 소금 공급은 임산부와 태아, 태반의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임신중독증에 저염식을 할 필요가 없다는 논문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도 고혈압과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가이드라인은 소금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첨가당을 줄여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Prog Cardiovasc Dis. 2016 Nov-Dec;59(3):219-225) 이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고혈압의 원인은 소금이 아니라 설탕이 아닌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충분한 소금 섭취로 인해 고혈압, 비만, 당뇨, 심장질환을 감소시키고, 더 많은 활력을 가지며 운동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식탁에서 몰아내야 할 것은 소금이 아니라 오히려 설탕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소금 섭취를 제한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투석중인 환자, 원발성 고알도스테론증, 쿠싱병, 리들 증후군과 같이 나트륨 배설기능 장애나 과도한 나트륨 재흡수를 유발하는 경우입니다.

 

저염은 생각보다 몸에 안좋습니다. 오히려 충분한 소금의 섭취가 몸에 더 좋습니다. 저염식이 몸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조 : https://www.youtube.com/watch?v=gF8lg1mclfA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출산율 0.7이 의미하는 진정한 뜻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작년인 2022년에 0.78이었고, 올해는 0.7을 밑돌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 지난 2016년부터라고 합니다. 그 전까지는 1.0에서 1.2 정도를 오르락내리락 했었습니다. 그러...